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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의 행복`일깨운 따뜻한 미디어아트 | ![]() |
2010.01.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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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신문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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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 Review ◆ 창백한 한지로 만든 `행복한 왕자`가 겨울 도시를 내려다보며 유리창에 쓸쓸하게 붙어 있었다. 지난 7일 저녁 아트센터 나비의 전시 공간 풍경은 어둡고 스산했다. 앙상한 나뭇가지로 만든 마을과 왕자 동상, 사다리가 하늘에 걸려 있고, 한지로 만든 피라미드와 동상 주변에는 하얀 모래가 쌓여 있었다. 그러나 따뜻한 조명과 영상을 비추자 삭막한 공간에 온기가 돌았다. 연극배우 서주희 씨의 낭낭한 내레이션과 미디어 아티스트 한계륜 씨의 첨단 디지털영상, 무대 미술가 이영란 씨가 나무와 종이로 만든 아날로그 오브제(objet)가 하나로 융합되자 오스카 와일드의 동화 `행복한 왕자`가 생명력을 얻었다. 하늘 위 사다리에 누워 있던 왕자 마리오네트(실로 매달아 조작하는 인형)가 몸을 일으켰다. 천장에 설치한 네 개의 영상 프로젝트가 쏜 빛은 눈과 강물, 나무 영상이 되어 공간에 생기를 불어넣었다. 서씨가 "도시가 한눈에 보이는 높은 돌기둥 위에 행복한 왕자 동상이 서 있었습니다. 온몸은 금으로 덮여 있었고 두 눈에는 반짝이는 사파이어가, 허리에 찬 칼집에는 빨간 루비가 박혀 있었지요…"라고 이야기를 진행시키자 나무로 만든 제비가 동상 앞으로 날아왔다. 노는 데 정신이 팔려 남쪽(이집트)으로 떠나지 못한 외톨이 제비였다. 제비 위로 물방울이 뚝 떨어졌다. 행복한 왕자의 눈물이었다. 영상 프로젝터가 왕자의 눈에 사파이어 조명을 비춘다. 왕자는 "제비야! 저기 저쪽 작은 집에 아픈 아이가 보이는구나, 너무 가난해서 어머니는 약도 못 사고 있구나. 제발 부탁이야! 내 칼집에 박힌 루비를 뽑아서 저 아이의 어머니에게 가져다 드리렴"이라고 간청했다. 처음에는 쌀쌀맞게 거절하다 마지못해 루비를 갖다주고 온 제비는 "왕자님 참 이상해요. 날씨가 이렇게 추운데도 마음이 따뜻해요"라고 말한다. 행복한 왕자는 "그건 네가 착한 일을 했기 때문이란다"며 미소짓는다. 제비는 그 다음날에도 떠나지 못했다. 왕자의 두 눈에 박힌 사파이어와 금붙이를 떼서 불쌍한 사람들에게 나눠주느라 황망하게 겨울을 맞이하고 말았다. 결국 제비는 하늘나라로 떠났다. 보석이 다 떨어져 나가 잿빛으로 변한 왕자의 납심장도 두 조각으로 쪼개졌다. 사람들은 흉칙한 왕자 동상을 불태웠으나 납심장은 타지 않았다. 진행요원이 왕자가 그려진 하얀 한지에 불을 붙이자 왕자가 타 버린 빈 공간 뒤에 나무로 만든 왕자가 서 있었다. 모든 것을 다 주고 떠났지만 왕자는 오히려 더 또렷한 존재로 남았다. 아주 선명하게. 하느님은 왕자의 심장과 제비에게 영원한 생명을 줬다. `나눔의 행복`을 일깨워준 미디어아트는 조명이 꺼지면서 긴 여운을 남겼다. 차가운 줄만 알았던 디지털 기계가 아름다운 동화와 상승 작용을 일으켜 관객의 가슴을 따뜻하게 덥혔다. 미디어아트 작가와 아날로그 무대 미술가, 연극배우가 `소통`해 만들어 더 의미있게 다가왔다. 전시는 2월 26일까지. (02)2121-1030 [전지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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